HOME > 미술문화계소식 > 미술신간서적 안내
 
  91   (사)한국미술협회   2007-08-31
  반고흐, 사랑과 광기의 나날   5474


책 소개
데릭 펠의 『반 고흐, 사랑과 광기의 나날』은 반 고흐의 애정사와 인간관계에 주목함으로서 그를 고독과 절망에 빠트리고 결국은 자살에 이르게 한 광기의 실체를 쫓고 있는 독특한 전기다. 이 책은 1881년부터 빈센트가 자살하는 1890년까지 약 10년간의 빈센트의 행적을 8장으로 나누어 각 시기마다 빈센트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동생 테오를 비롯하여 가족, 그가 평생 교류했던 여인들과 주고받은 서신을 바탕으로 심리학자들의 추론을 더한 구성은 빈센트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듯 생생하다.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들로서, 여인과 안락한 가정을 꾸리고자 했던 한 남자로서, 마음이 맞는 동료와의 교류를 꿈꾸었던 예술가로서, 어린 조카의 앞날을 막고 싶지 않았던 삼촌으로서, ‘정열적인 천재’라는 빛나는 수식어 뒤에 숨은 빈센트의 인간적 고뇌를 엿보고 위대한 그의 예술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심도 있게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사랑의 나날

“사랑 없이는 살 수 없고 살지도 않겠어.”
빈센트의 애정관은 어머니의 사랑을 대체하려는 무의식적인 열망으로 규정할 수 있다. 첫아이를 사산하고 딱 1년 후에 빈센트를 얻은 어머니 안나에게 빈센트는 그저 죽은 아이의 ‘대체된 아이’일뿐이었다. 빈센트라는 이름도 죽은 첫아이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지은 것이었다. 죽은 아이에 대한 슬픔에 잠겨 빈센트를 외면한 어머니와 엄격하고 권위적인 목사였던 아버지와의 불화 속에서 빈센트의 마음속에는 완벽한 사랑에 대한 강박과 안락한 가정에 대한 갈망이 자리 잡게 되었다. ‘대체된 아이’로서 빈센트는 “항상 쫓겨난 제3자였고 끝없이 다른 사람의 성공만 바라봐야 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목표물을 선택하여 그것을 우상화”했으며 어머니처럼 슬픔에 잠긴 여인, 고통 받는 여인들에게 이끌렸고 절대적 사랑을 통해 그들의 구원자가 되려는 욕망을 품었다. 이런 점은 어머니처럼 죽은 자의 망령에 사로잡힌 미망인 사촌 케이와의 관계에서 잘 드러난다. 그녀를 죽은 남편의 추억에서 구해 가정을 이루겠다는 열망으로, 빈센트는 그녀의 의사에 관계없이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애정을 퍼부었고, 그녀의 아버지 앞에서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손을 등불에 지지기까지 했다. 빈센트는 특히 ‘창녀’들을 삶이 고달픈 여자로 보고 기사가 되어 그들을 구원하고자 했다. 처음 만날 때부터 임신 중이었던 미혼모 창녀 시엔의 병을 고쳐 주고 모델로 쓰면서 사실상 부부 생활을 했으며, 한때 테오와 관계가 있던 창녀 ‘S’까지 자신이 거두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빈센트의 이런 어긋난 사랑은 대체로 극렬한 가족의 반대에 부딪혔으며, 결실을 맺지 못하고 끝나 그를 절망과 우울증에 빠트리거나 심지어 추문과 누명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열두 살이나 연상이긴 했지만 빈센트가 사귄 여자 중 비교적 참한 여성이었던 마르호트는 자살 소동을 일으켰으며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여 빈센트를 배신했음에도 빈센트는 아이 아버지라는 부당한 비난을 받아야했다.


광기의 나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주로 이루어지기 힘들거나 서로 어울리지 않는 연애를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대체로 수치와 망신을 당한 채 끝나 버리고 말지.”

저자 데릭 펠은 이런 반복되는 거절과 실패에서 비롯된 심리적 문제들이 빈센트의 광기와 우울증을 자극하고 자해와 발작, 자살 충동 같은 폭력적 행동을 유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동료 예술가로서 존경하고 마음이 맞는 구세주이자 스승, 형, 친구라고 생각했던 고갱과의 불화는 빈센트를 거의 회복이 불가능한 깊은 고통에 빠트렸으며 자기 귀를 자르는 극단적인 행동을 유발했다. 자신이 동경하는 일본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한 아를에서 고갱과 함께 예술가 마을을 건설할 꿈에 부풀어 있던 빈센트에게 고갱은 감정이 동요되기 쉬운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귀를 자른 후 스스로 생레미 요양원에 들어가기로 결심할 정도로 자신의 광기가 인생과 예술
을 파멸시키지 않도록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갱의 거절이 촉발한 발작과 자살 충동은 1890년 7월에 오베르에서 이 모든 것을 스스로 끝낼 때까지 그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따뜻한 격려로 빈센트가 요양원을 나와 오베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제수 요한나와 빈센트의 이름을 딴 어린 조카에 대한 애정으로도 이 어두운 그림자는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오베르의 아름다운 풍광에 매혹되어 작업에 매진하고 정서적 안정을 찾아가던 빈센트는 자신의 주치의의자 친구로서 신뢰했던 가셰 박사에게 거절당하자 또다시 광기에 사로잡히고 만다. 예술가로서 빈센트를 높이 샀던 가셰였지만 자기 딸 마르게리트가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고 생활 능력이 없는 빈센트와 가까워지는 것을 그대로 둘 수 없었던 것이다. 빈센트는 절망감에 권총으로 위장의 위쪽을 쏘아 자해했고 이틀 동안 고통을 시달리다가 서른일곱의 나이로 숨을 거두고 만다.


걸작의 탄생

“그림 그리기는 내게 일종의 구원이다.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비참했을 거야.”
테오는 물론, 막내동생 코로, 여동생 빌, 어머니와 두 삼촌 등이 정신 질환이나 우울증을 앓거나 요양원 신세를 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빈센트는 유전적으로 정신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았다. 이런 광기로 인한 자기 파멸에 대항하기 위해 빈센트는 창조적 작업에 몰두했으며 예술가로서 작업하는 것이 언제나 그의 우울증에 대한 최선의 치료제라고 생각했다. 빈센트의 그림 속에는 그의 감정의 폭과 깊이가 극적으로 나타난다. 격렬한 색채, 맹렬한 붓질과 몇 번씩 덧바른 물감, 소용돌이, 빈센트의 성격을 나타내는 이 모든 것이 캔버스 속에 표현되어 가슴 뭉클한 정신적, 심리적 메시지를 전한다. 「씨 뿌리는 사람」의 원색의 색점으로 빛나는 흙과 「별이 빛나는 밤」의 화려한 소용돌이의 춤에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한찬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 좌절과 배신으로 점철된 빈센트의 인간관계에서 나온 그림들도 있다. 「슬픔」은 어둡고 거친 창녀 시엔을 담고 있으며 「빈센트의 의자」와 「고갱의 의자」라는 한 쌍의 그림에서는 고갱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동네 사람들의 질시에 아랑곳 않고 자신을 돌봐준 아를의 룰랭 가족은 전 식구가 몇 번씩 빈센트의 그림에 등장한다. 자살하기 며칠 전에 완성한 그의 마지막 그림 중 하나인 「까마귀가 나는 밀밭」에서는 검은 까마귀 떼가 그의 죽음을 예고하고 어두운 구름이 빈센트를 짓누르던 우울증을 반영하는 듯하다.
생전에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리지 않았던 빈센트의 예술이 빛을 보는 데는 제수 요한나 반 고흐 본헤르의 역할이 컸다. 그녀는 빈센트 사후에 그림들을 상속받아 전시회를 열고 프랑스어로 된 빈센트의 편지를 네덜란드어와 영어로 번역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빈센트가 죽은 지 채 10년이 안 되어 그를 위대한 천재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이렇게 빈센트의 작품은 우리 곁에 남아 사랑받고 있다. [예스24 제공]

이전글 <파리지앵>
다음글 빛을 그리는 모네
 
 
   
주소 : 우)07995 서울시 양천구 목동서로 225 대한민국예술인센터 812호
TEL : 02)744-8053.4    FAX : 02)741-6240    E-MAIL : kfaa1961@hanmail.net
Copyrights 2006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