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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   (사)한국미술협회   2009-03-24
  뱅크시 월 앤 피스 BANKSY Wall and Piece 거리로 뛰쳐나간 예술가, 벽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네다   5177


-뱅크시 월 앤 피스 BANKSY Wall and Piece (거리로 뛰쳐나간 예술가, 벽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네다) Banksy wall and piece

- 뱅크시| 리경 역| 위즈덤피플| 2009.01.10 | 248p
- 책 소개
대영박물관, 런던 테이트 미술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뉴욕 현대예술박물관 등에 차례로 자신의 작품을 몰래 ''도둑전시''했던 아티스트 뱅크시에 관한 책이다. 그는 얼굴을 가리는 화가로 유명하며 영국인으로 알려져 있는 낙서화가(Graffiti Artist)다. ''도둑전시''를 통해 전세계에 이름이 알려졌으며, 얼굴을 가린 채 언젠가는 지워져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인 길거리 그래피티 작업을 통해 기성의 관습이나 권력화 된 제도 그리고 예술계의 엄숙주의를 줄기차게 조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뱅크시의 작품과 짧은 글이 담긴 사진집 형태의 작품집으로, 그가 지내온 길과 현재 서있는 자리, 그리고 앞으로 그가 가고자 하는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카트를 밀고 있는 원시인 작품을 대영박물관에 몰래 전시한 작품의 모습과 현재 영구 기증된 상황, 2005년에 뱅크시가 가자지구의 분리장벽에 뱅크시가 그려놓은 그래피티 작품, 국가전복을 노리는 생쥐들 작품, 노상방뇨나 하고 동성애를 나누고, 혹은 바람을 피우고 도망치다 창가에 매달리는 런던의 경찰이나 근엄한 왕실 근위병의 모습 등 그가 런던의 곳곳에 그려놓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이 세계의 거대한 범죄는 규율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 규율을 따르는 것에 있다.
명령에 따라 폭탄을 투하하고 마을주민을 학살하는 사람이 곧 거대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 뱅크시 -

▶ 초대받지 않은 손님?

21세기 들어 영국의 대영박물관, 런던 테이트 미술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뉴욕 현대예술박물관을 비롯해 브룩클린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자연사 박물관 등에 차례로 자신의 작품을 전시했던 아티스트가 있다. 이쯤 되면 당연히 대충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당대 최고의 예술가이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정작 실상은 사뭇 달랐다. 왜냐하면 그는 애초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뱅크시(Banksy)’, 영국인으로 알려진 낙서화가(Graffiti Artist)다. 그는 런던 거리의 회색빛 콘크리트 벽을 캔버스 삼아 때론 전복적이고 때론 위트 넘치는 작품들을 남기는 틈틈이 한편으로는 위에 열거한 여러 권위 있는 미술관과 박물관에 자신의 작품들을 몰래 몰래 가져다 놓았다. 하지만 말 그대로 ‘도둑전시’된 그의 작품들은 그토록 엄숙한 공간에서 그것도 이미 인정받은 최고의 예술품들과 섞인 채로 짧게는 몇 시간씩, 또 길게는 며칠 씩 관람객은 물론 관계자들에게도 들키지 않은 채 전시되었다. 얼굴을 가린 채 길거리 그래피티 작업을 통해 기성의 관습이나 권력화 된 제도 그리고 예술계의 엄숙주의를 줄기차게 조롱해 온 뱅크시가 벌인 이 상상력 넘치는 해프닝은 그 자체로 자신의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더없이 창의적인 퍼포먼스였다.

▶ 얼굴 없는 아트 테러리스트, 벽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걸다?

허가받지 않은 거리의 벽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그 자체로 불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그 거리의 벽을 화폭으로 삼고 있는 뱅크시의 작업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였는지 그는 처음부터 철저히 얼굴을 가린 채 익명으로 활동했고, 그 덕분에 ‘게릴라 아티스트’, ‘얼굴 없는 아트 테러리스트’ 등의 별칭이 따라 붙게 되었다.

그가 유명해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의 헐리웃 유명 연예인들은 그의 작품을 고가에 사갔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익명성은 어느새 신비주의 마케팅의 좋은 재료가 되었다. 이제 런던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뱅크시의 그림이 그려진 거리를 상세히 알려주는 지도책이 팔려나가고 있으며, 그의 작품이 그려진 벽(불법임에도 불구하고)은 이제 지워야 할 대상에서 보존해야 할 대상으로 뒤바뀌었다.

▶ 『뱅크시, 월 앤 피스』는 어떤 책?

『뱅크시, 월 앤 피스』(글, 그림_ 뱅크시 / 위즈덤피플 刊)는 뱅크시의 작품과 짧은 글이 담긴 사진집 형태의 작품집이다. 대부분 거리의 벽에 그려진 그의 작품들은 언젠가는 지워져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탓에 책 속에 담긴 사진들은 자연스레 사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리고 그래피티 작품과 더불어 책의 페이지 사이사이에 툭 던지듯 남겨진 그의 글들은 하나같이 짧고, 거칠지만 그래피티 아티스트로서 그가 지내온 길과 현재 서있는 자리, 그리고 앞으로 그가 가고자 하는 지향점이 어디인지만큼은 일관되게 보여준다.

진정으로 우리의 이웃들의 외관을 더럽히고 손상시키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거대한 슬로건들을 버스와 건물들 사이에 되는대로 마구 휘갈겨 쓰고는 마치 우리가 자기 회사의 물건을 사지 않으면 뭔가 부족한 것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회사들이다. 그들은 우리의 얼굴에 대고 그들의 메시지를 소리쳐 대지만 결코 우리의 어떤 질문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들이 이 싸움을 시작했고 그들에게 맞서기 위해 선택한 나의 무기는 바로 ‘벽’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경찰이 되고 , 어떤 이들은 세상을 더 좋아 보이게 만들기 위해 문화파괴자(Vandals)가 된다.
- 책 본문 중 -

이미 수년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뱅크시의 도발적인 작품들을 접하고 그에 매료되어 열심히 자신의 블로그로 또 미니홈피로 퍼 날라 온 네티즌들의 관심을 생각하면 『뱅크시, 월 앤 피스』의 정식출간은 사실 조금은 뒤늦은 듯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 벽두부터 몰아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무장공세를 지켜보며, 이미 2005년에 뱅크시가 가자지구의 분리장벽에 뱅크시가 그려놓은 그래피티 작품들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2005년 당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자살테러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미명아래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길이가 700여 km에 달하고 높이가 5~8미터나 되는 장벽을 만들기로 하고 이를 강행 중이었다. 팔레스타인은 이를 두고 고립장벽, 분리장벽, 인종차별장벽이라 부르며 건설 중단을 요구했지만 결국 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그해, 뱅크시는 팔레스타인으로 여행을 떠났고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위치한 분리장벽에 자신의 작품을 남겼다. 단연 뱅크시다운 작품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높은 회색빛 시멘트 장벽을 뻥 뚫어버린 눈부신 파란 하늘과 바다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가로막힌 벽에 그가 그린 건 누가 봐도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9년, 안타깝게도 부조리한 세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래서 뱅크시의 작품과 그의 활동은 여전히 유효하다. 2009년, 뱅크시의 작품을 다시 봐야 하는 이유다.

_ 21세기형 아티스트, 뱅크시!

그래피티를 그리는 행위를 일컬어 거리의 예술가들은 ‘버밍(Bombing)’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때로 허용되지 않은 벽, 혹은 모두의 시선을 공유하는 벽 - 그래피티 초창기에는 벽보다도 지하철(기차)이 주요 목표물이었다고 한다. - 에 자신의 화려한 족적(?)을 남기고 사라짐으로써 관심을 끌었다. 뱅크시 역시 이러한 버밍을 통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처음부터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건 상관없이 ...

최근의 뱅크시는 차츰 거리를 벗어나 설치미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작품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그가 유명세를 타게 되고 지금의 이름값을 하게 된 건 역시 거리의 벽을 화폭삼아 그린 ‘그래피티’를 통해서였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런던의 경찰이나 근엄한 왕실 근위병은 몰래 노상방뇨나 하고 동성애를 나누고, 혹은 바람을 피우고 도망치다 창가에 매달린 존재로 추락한다. 또한 단골로 등장하는 생쥐들은 그 와중에도 호시탐탐 국가전복(?)을 획책하고 있다. 뱅크시의 작품들은 대부분 이처럼 지극히 유머러스하지만 그 웃음 저 편에는 그저 편한 마음으로만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불편한 진실도 함께 도사리고 있다. 아무튼 더욱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러한 일련의 작품들이 어느 날 홀연히 런던 거리의 벽을 채운 채 수많은 불특정한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뱅크시가 유명해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얼마 후 런던에는 그의 작품이 그려진 거리를 나타내주는 지도책이 나왔고, 그의 작품을 찾아가는 투어코스까지 생겼다. 적어도 뱅크시의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관람객들은 이제 엄숙한 미술관이 아니라 거리로 나가면 됐고, 딱히 관람료를 지불할 필요도 없이 그저 잠시 걸음을 멈추면 됐을 뿐이다.

초창기 거리에서 벌였던 뱅크시의 작품 활동은 대부분 불법이었다. (런던이나 뉴욕 등의 대도시들은 특별히 허용된 장소를 제외한 공공장소에서의 낙서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왜 거리의 ‘벽’을 선택하게 된 걸까? 그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싶어서였던 걸까?
문득 든 생각은 이랬다. 어차피 그가 전달하고픈 메시지의 지향점은 결국 불합리한 - 적어도 그가 바라볼 때는 - 제도인 셈이니, 결국 뱅크시는 스스로 불법을 자행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는 셈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

예를 들어 반전(反戰)을 테마로 한 뱅크시의 일련의 작품들은 지극히 선동적이어서 쉽게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어쩌면 뱅크시에게 ‘예술’ 혹은 ‘그래피티’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인 동시에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만약 그와 같은 어설픈 추측이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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